[컬처플러스뉴스 / 박상욱 기자] 뮤지컬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다. 현 시대의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뮤지컬 <어차피 혼자>가 지난 9월 6일 개막해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 사진제공 = PL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 사진제공 = PL엔터테인먼트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구청의 복지과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담당하는 독고정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엄마가 외롭게 죽어가는 동안 함께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는 독고정순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무연고 사망자들의 가족을 찾아주는 일에 매진한다. 찾는 사람이 없어 오랫동안 방치되어 심하게 부패된 시신들을 마주한 적이 있는 정순은 ‘붙들고 울어 줄 수 있는 시신이 그대로 남아서 기다리고 있다.’라며 가족들에게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길 청한다. 고독사한 분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애쓰는 독고정순을 향해 동료들은 ‘독고 테레사’라 부르며 칭찬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 것밖에 없다는 것에 한없이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사망 공고문에 사망 일시, 장소와 원인이 한 줄로 요약되어 기록되는 것이 ‘홀로 죽어간 사람들을 더 외롭게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독고정순은 그들이 마지막 순간 그리워했던 것들, 살면서 사랑했던 것들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그것을 함께 기억해주려 노력한다. 그리고 죽은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까지 노력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동료에게 “어떤 날은 내 사망 공고문을 작성하는 꿈을 꾸었어. 한두 줄로 요약해 버린 내 인생을 들여다보며 울었어.”라고 대답한다. 독고정순의 말 속에는 이 작품이 비단 ‘고독사’라는 현상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외로움, 고독함이라는 감정은 특정한 누구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의 모습이라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되었다. 가족, 학교, 직장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 단체에 속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주변을 돌아보기는커녕 나조차도 제대로 돌보기 힘들다. 외로움과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그 ‘순간’을 극복하고 끝까지 잘 살아보자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 사진제공 = PL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어차피 혼자' 공연 / 사진제공 = PL엔터테인먼트

‘그리워하는 모든 것을 한두 줄로 요약할 수 있을까’라는 말처럼 현재는 혼자인 것 같지만 돌아보면 한두 줄로 요약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소중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에 나와 함께한, 나를 ‘위로’해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 다가올 시간들 역시 때론 혼자일 때도 있겠지만, 때론 행복을 함께 나눌 소중한 사람들이 옆에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뮤지컬 <어차피 혼자>의 배우들은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의 화려함 보다는 오직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이러한 의지가 바탕이 되어 연일 밀도 높은 연기로 꽉 채워진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관객들 또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새로움을 느낀다’, ‘공연을 보고 난 후에도 자꾸만 곱씹어 보게 되는 작품이다.’라며 지금의 나와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작품의 의의를 높게 산다는 평이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뮤지컬 <어차피 혼자>는 오는 11월 20일(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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