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부캐는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페르소나 시대를 살고 있다.

아르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개인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과거에 비해 한가지가 아닌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남들보다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갖게 되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 비춰지는 모습과 보여지고 싶은 모습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사회에서 다양한 페르소나(persona)가 형성 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에게 나타나는 페르소나는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개인의 특성, 역할, 직업, 상황 등 페르소나가 개인에게 드러나는 강도와 모습 등도 각기 다르다. 기질, 자라온 환경, 가치관과 양육 방식, 사회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처럼 페르소나가 개인에게 드러나는 모습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 Pablo Picasso(1907)-아비뇽의 처녀들
▲ Pablo Picasso(1907)-아비뇽의 처녀들

과거에는 하나의 직업만을 갖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현재 여러직업을 동시에 갖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요새 유행어로 본캐, 부캐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부캐는 본캐로 살면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넣으며 ‘진정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일수록 남들보다 다양한 페르소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부캐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하고, 취미생활을 하며 원래 삶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융(Carl Gustav Jung)은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의식적 위선자인 편이 나으며 페르소나는 인간 존재의 하나의 사실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표현 되어야 한다."라며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오히려 페르소나가 한 번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성장한 사람은 쉽게 외부관계에서 불편한 점이 생길 경우, 쉽게 상실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표적으로 페르소나를 표현하는 예술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작품은 바로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아비뇽 인근 사창가의 여성들을 그린 것으로 그림 속 여성들이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 같은 것을 쓰고 있는점이 특징이다. 가면은 남에게 있어 다른모습으로 보이기 쉬운 가장 손쉬운 매개물이다.

인간의 얼굴처럼 보이지만 표정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비밀스러움을 갖고있다, 예술작가들에게 있어서도 비밀스러운 궁금증을 유발하기에는 가면이 가장 좋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 새로움을 찾던 화가들이 아프리카나 중동의 이국적인 가면들에 매혹을 느껴 이를 작품세계에 적용했는데 피카소 또한 이베리아 반도를 여행하며 이국적인 아프리카 가면의 매력에 빠지면서 작품에도 활용하였다. 아비뇽의 처녀들 작품도 가면의 매력에 빠진 피카소가 가면과 큐비즘을 활용하여 작품을 완성하였다. 피카소는 가면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와 더불어 여성의 신체를 하고있지만 모호한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로는 제임스 앙소르(James Ensor)의 작품들이다.
페르소나와 관련된 미술작품을 찾는다면, 제임스 앙소르의 작품이 빠질 수 없다.
제임스 앙소르의 어린시절이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가면을 파는 잡화상을 하던 집안의 특성으로 인해 가면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실제 본인의 작품 속에서도 가면을 이용한 작업이 많았다.

▲ James Ensor(1888) - 브뤼셀에 입성한 그리스도
▲ James Ensor(1888) - 브뤼셀에 입성한 그리스도

특히 1889년에 그린 '브리쉘에 입성한 그리스도‘ 작품은 그로테스크한 파격적인 표현으로 인해 그림이 완성되고 40년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공개되었다. 위 그림을 살펴보면 인파 뒷 쪽에 예수가 나귀를 타고 브뤼셀에 입성하는데 사람들이 앞만 보고 걸으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게다가 사람들 모두 가면을 썼기 때문에 실제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앙소르는 이처럼 종교적인 신앙심과 믿음을 떠나 인간이 지닌 본연의 본성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라 요시토모(Nara Yoshitomo)작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네오팝(Neo-Pop)작가로서 개와 어린아이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 Nara Yoshitomo- 뒷날의칼(2000), 실종중(2015), 잠못이루는밤(1999)
▲ Nara Yoshitomo- 뒷날의칼(2000), 실종중(2015), 잠못이루는밤(1999)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을 보면 아이들이 톱,칼 등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을 볼 수있다. 
첫 번째 그림 역시 보이지 않는 팔 한쪽으로 칼을 들고 있다는 내용이다. 작품 속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화가 나거나 비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그림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내용은  동심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메시지라고 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자신의 솔직한 감정표현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이중인격이라며 ’페르소나‘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만 휴먼이미지 디자이너로서 ’페르소나’야말로 ’휴먼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세상에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표현할 수 있으며 하나의 모습이 아닌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을 현대사회는 매력있는 사람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의 부캐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이처럼 본인 내면을 통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여러 자아를 스스로 분리해내어 다양한 페르소나로 형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면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유림

건국대학교 휴먼이미지학 박사
문화예술평론가
(사)휴먼이미지디자인학회 이사
골드라인필라테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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